商議, 세제개선안 101건 건의 “韓, 자연계 R&D 인건비만 공제… 美는 연구인력 전공 구분없이 혜택” 신성장 투자 등 세제지원 확대 요청
국내 기업이 최 씨 같은 인재를 고용하려면 주판을 두드리며 고심해야 한다. 최 씨는 다른 직원과 달리 연구개발(R&D) 인건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조세특례제한법은 ‘자연계 분야 학위 소지자’만을 R&D 인건비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경상비에 포함된 연구인력 인건비는 전공 구분 없이 모두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한다. 한국에서도 인문, 자연계열 구분 없이 R&D 인건비를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기업 혁신을 위한 세제 개선 방안 101건을 정부, 국회에 건의했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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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가령 AI R&D의 경우 사용자의 언어 인식, 심리 예측이 중요하기 때문에 언어학자와 심리학자가 필수다”라며 “하지만 R&D 인건비 세액공제는 제조업 중심으로 짜여 있어 인문계열 인건비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산업 분야 등 고위험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월결손금 공제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법인세법 개정도 건의했다. 오랜 기간 큰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는 신산업 분야는 초기에 대규모 결손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월결손금 제도로 부담을 줄이면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대체로 공제기간에 제한이 없으며 미국도 기존 20년이던 기간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성장성이 유망한 새 기술을 사업화할 때의 시설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액의 5∼10%를 세액공제 해주는 ‘신성장기술 사업화 투자 세제 지원제도’의 공제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현행법상에서는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5% 이상 등의 요건을 맞춰야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대규모 시설 투자가 동반되면 이를 충족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일반 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현행 최대 2%에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혁신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역량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우리 기업들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조세환경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