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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기관 年1억장 ‘우산 비닐커버’ 퇴출

입력 | 2018-06-29 03:00:00

일부 기관, 빗물제거기로 대체… 장마철 대형마트 등 여전히 비치
환경부 “공공부문부터 사용 금지”




서울에 첫 장맛비가 내린 26일 오전 시내 한 백화점 입구에 우산 비닐커버를 뽑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5분여간 비닐을 뽑아간 사람은 20여 명. 같은 시간 백화점을 나가는 사람들이 버린 비닐로 바로 옆 쓰레기통은 가득 찼다.

이 백화점이 지난해 소비한 우산 비닐커버는 140만 원어치다. 긴 우산과 접는 우산 비닐이 각각 장당 16원, 14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9만 장이 넘는 비닐이 쓰인 셈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쓰고 버린 비닐은 모두 종량제봉투에 넣어 일반폐기물과 같이 처리한다”고 했다.

정부가 4년 내 비닐 사용량을 35%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비 오는 날 전국 곳곳에서 사용되는 우산 비닐커버는 ‘사각지대’다. 서울시 등 일부 기관이 비닐커버 대신 빗물제거기를 설치하는 등 자발적으로 감축에 나섰지만 장마 첫날 시내 곳곳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건물 입구에서 우산 비닐커버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앞에도 우산 비닐커버가 비치돼 있었다. 이곳은 4월 환경부와 ‘비닐봉투를 없애고 매장 내 속비닐 사용량을 50%로 줄이겠다’고 자발적 협약을 맺은 곳이다. 마트 관계자는 “빗물제거기로는 우산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실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비닐커버를 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트의 점포 한 곳 비닐 사용량을 50% 줄일 경우 하루 감축량이 7kg 정도인데 우산 비닐커버 하루 사용량은 2kg(1000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에서 사용된 우산 비닐커버는 1501만7675장으로 연평균 500만 장에 이른다. 박다효 자원순환사회연대 연구원은 “지하철 역사를 포함해 공공부문의 우산 비닐커버 사용량은 연간 1억 장에 이르고 민간부문까지 합하면 2억 장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산 비닐커버의 원료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으로 매립하면 썩는 데 최소 100년이 걸린다. 박 연구원은 “전체 우산 비닐커버의 90%가 종량제봉투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공공부문에 한해 우산 비닐커버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안전사고 우려 및 빗물제거기 공급 문제로 민간까지 강제로 규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공공부문부터 우산 비닐커버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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