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 일행과 산책 중에 사라진 노인이 약 20시간 만에 무인항공기 ‘드론’(Drone)카메라에 포착돼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은 잉글랜드 노퍽(Norfolk)지역의 티치웰(Titchwell) 해안 습지대에서 실종된 75세 피터 페그(peter pegh) 씨가 드론 덕에 구조된 사건을 소개했다.
페그 씨는 지난 16일 오후 5시 께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동네에서 외식 후 산책을 즐기다가 어느 순간 일행과 떨어진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안 경비대, 자원봉사자 등 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일대를 뒤졌다.
수색대원들은 노인이 사라진 인근 지역을 밤새 찾아봤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특히 이 지역은 사람 키보다 큰 갈대가 빽빽하게 우거진 광대한 습지대여서 수색은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겪이었다.
경찰은 새벽 2시께 수색을 중단하고, 다음날(17일) 이른 아침부터 드론을 띄워 습지대를 세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2시 35분 께 마침내 물과 뻘이 섞인 갈대 늪에서 머리와 팔만 드러낸 채 있는 페그 씨를 발견했다.
밤새 물에 빠져있던 페그 씨는 구조 당시 저체온증이 심각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태였다.
페그 씨와 가족은 구조 돼 살아남은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페그 씨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오직 구조에 나선 사람들의 목소리였다"며 "경찰의 구조 서비스가 얼마나 훌륭한 지 반복해서 말하고 싶다. 무인 항공기가 목숨을 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조대 관계자는 "드론이 없었다면 우리가 제 시간에 그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