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 같은 록 밴드 곡
제이팝 군국주의 논란은 4인조 록 밴드 ‘래드윔프스(RADWIMPS)’가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6일 후지TV의 월드컵 방송 삽입곡으로 신곡 ‘히노마루(일장기)’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래드윔프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37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주제가를 불러 한국에서도 알려진 밴드다.
밴드 보컬 노다 요지로(野田洋次郞) 씨는 신곡 발표 직후 논란이 일자 “좌도 우도 아닌, 내 나라를 부르고 싶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밴드의 공연장에서 항의를 하겠다며 집단행동을 할 계획도 밝혔다. 노다 씨는 11일 “군가를 만들 의도가 없었지만 상처 받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SNS에 사과 메시지를 올렸다.
●배외주의 VS 표현의 자유
포크 듀오 ‘유즈’가 4월 발표한 앨범 수록곡 ‘외국인 친구’도 가사가 논란이 됐다. ‘TV에선 심각하게 좌다 우다라고 말해 / 하지만 너와 본 야스쿠니의 벚꽃은 예뻤다 / 아름다운 일본, 평화로운 일본’ 등의 가사에 야스쿠니(靖國) 신사 같은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황선업 일본음악 평론가는 “이런 내용이 담긴 가사가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SNS를 중심으로 파급력이 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음악감독을 맡은 여성 가수 시이나 링고(椎名林檎)도 군국주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는 5년 전 발표한 ‘새로운 문명개화’란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욱일기를 흔들며 노래했고 2014 월드컵 주제곡으로 발표한 ‘닛폰’ 가사에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내용을 담아 일본 언론으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
도쿄=김범석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