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비핵화 합의]싱가포르 도착서 출국까지
北-美 확대회담… 마주앉은 양측 수뇌 북-미 정상과 배석자들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확대회담을 열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북한 리용호 외무상,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주성 외무성 통역요원, 리수용 당 부위원장, 미국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나선 것은 그보다 뒤인 오전 8시 12분이었다. 역시 20여 대의 차량이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인 벤츠를 호위했다.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김 위원장이 차량에 올라서기 전부터 다른 차량에 올라 대기했다.
두 정상의 숙소에서 카펠라 호텔로 이르는 남쪽 도로 7km는 완전히 통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8시 16분, 김 위원장이 8시 30분 카펠라 호텔에 도착했지만 첫 만남을 위해 9시 직전 회담장에 나타난 사람은 김 위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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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이 만나기 전 드론이 센토사섬 전체를 비행하며 위험 요소를 감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섬 곳곳에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였다. 싱가포르 시민과 관광객들은 통제된 도로에 두 정상의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사진을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확대정상회담, 업무오찬, 산책 및 정상 성명 서명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2시경 카펠라 호텔을 떠나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돌아가 이날 밤늦게 싱가포르를 떠나기 전까지 머물렀다.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른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산책까지 한 뒤 정상 성명 서명을 하던 낮 12시 54분과 오후 1시 26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국영항공사인 차이나에어의 최고위급 전용기 2대가 시차를 두고 잇달아 이륙해 이날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먼저 베이징을 떠난 보잉 747-4J6기는 10일 김 위원장을 태우고 평양을 떠나 싱가포르에 도착했던 바로 그 비행기였다. 또 다른 비행기 역시 같은 기종이었다. 이 기종은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이용하는 전용기다. 같은 기종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은 김 위원장이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 숨기려는 연막작전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6시 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싱가포르를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AFP는 애초 예상됐던 7시보다 일찍 출발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한과)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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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