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맡은 원일 올해 주제는 ‘믿을 만하면서 새롭고 신명나는 음악’ 호주-미국 연주자와 대금 연주자 협업 등 파격 시도
서울 국립극장에서 최근 만난 원일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예술의 본질은 홀림이다. 여우락이니 구미호처럼 홀리고 싶다”며 웃었다. 국립극장 제공
정통 국악 연주자 출신이지만, 장영규 백현진과 서울 홍익대 앞에서 전위적 인디 록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 활동을 했다. 영화 ‘꽃잎’ 등으로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을 네 차례 받았고, 2006년부터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기이한 음악 축제 ‘화엄음악제’를 열어왔다. 초인적 연주를 파격적 구성과 얽은 국악 그룹 ‘바람곶’ ‘푸리’를 이끌더니, 주류로 들어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도 맡았다.
매년 이맘때 국악과 다양한 음악의 예상을 깨는 만남을 주선해온 ‘여우락 페스티벌’이 올해 9회를 맞았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다음 달 6일부터 23일까지 총 13개 공연이 열린다. 양방언, 나윤선에 이은 제3대 예술감독으로서 그가 올해는 또 무슨 파격의 꿍꿍이셈을 꾸미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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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음악과 한국 전통 장단을 결합한 ‘유희스카’ 등 다양한 공연이 준비됐다. 국립극장 제공
원 감독은 주목할 공연으로 호주 드러머 사이먼 바커, 미국 멀티 연주자 젠슈, 한국 대금 연주자 차승민이 함께하는 ‘아홉 개의 문’을 꼽았다. “바커와 젠슈는 동해안 별신굿, 가야금, 판소리를 익히며 한국 음악을 자기 음악세계 일부로 만든 연주자죠.”
이번 축제의 음악감독을 맡은 대금 연주자 이아람이 국악, 전자음악, 재즈를 모아 새로운 산조의 가능성을 보여줄 ‘애프터 산조’도 원 감독이 추천하는 ‘신(新)’이다. 강은일 유경화 허윤정의 연주가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채록한 입체 음향과 만나는 ‘카르마 DMZ’, 시각디자이너 안상수가 참여해 한글의 이미지를 우리 장단으로 분절해낼 ‘장단 DNA―홀림’(7월 6, 7일 달오름극장)도 독특하다.
원 감독 자신도 약 5년 만에 ‘바람곶’을 재결합해 공연 ‘바리시나위’(7월 21, 22일 달오름극장)에 참여한다. 원 감독은 “타악의 극단(極端)과 기악의 극단이 하나가 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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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락 전체 프로그램은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볼 수 있다. 각 3만 원. 02-2280-4114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