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D-5]여야 모두 “투표율 20% 목표”
8, 9일 이틀간 실시되는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 국민들은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염색하거나 ‘아기상어춤’을 추며 기뻐하는 여야 정치인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 20% 돌파 시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성 의원 5명이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지지자가 “사전투표율 30% 넘으면 아기상어(한국당 선거 로고송)∼콜?”이라고 글을 쓰자 “예스”라고 답을 달기도 했다.
○ 여야 “사전투표율 높으면 우리가 유리”
광고 로드중
여당인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7일 강원 지역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저는 9일 사전투표를 해서 전 국민에게 사전투표를 하도록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릴레이’ 사전투표를 하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도 20% 이상의 사전투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중앙당 선대위는 이미 “330만 당원이 각자 1명씩 더 데리고 나가 사전투표에 나서라”란 지침을 전달했다. 홍 대표 역시 8일 사전투표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사전투표를 해줄 것을 독려할 방침이다.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모두 본투표일이 아닌 사전투표일에 한 표씩 던질 계획이다.
○ “지지층 끌어내기가 승패 관건”
광고 로드중
민주당은 지레 승리를 장담한 전통적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당 내부에선 “여론조사 수치와는 달리 실제 투표에선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 탓에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면 민주당의 주 지지층인 20∼40대가 투표장에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 투표율이 높아지면 이른바 ‘샤이보수’가 투표 당일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원내기획부대표인 이철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계자’를 지지한다고 드러내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그런 압박이 없는 편이다. 샤이보수라는 것이 실제론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론조사에도 잘 응답하지 않는 등 보수층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장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당 선거 전략의 초점도 이들 ‘샤이보수’를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다가 본투표 하루 전에 열리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여권에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해 야당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사전투표로 이를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당 편향적 여론조사 결과를 본 보수층의 투표 포기를 막아야 하고, 트럼프-김정은발 ‘북풍’의 영향을 빗겨나려면 사전투표율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 수치보다 누가 사전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각 정당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투표수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본투표일에 투표할 사람들 중 일부가 사전투표를 하는 것이지 전혀 투표 의향이 없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