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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억 해양모태펀드 신설… 수산 대표 스타트업 50곳 키울 것”

입력 | 2018-06-04 03:00:00

[경제장관에게 듣는 정책 방향]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서 육지에서 양식업을 하는 스마트양식을 확대해 청년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 수역의 수산자원을 양측이 공동 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중국 어선의 남획과 불법 조업을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해양수산업의 첨단화, 글로벌화에 청년 일자리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해 2022년까지 해양수산 대표 스타트업 50개를 육성하겠습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달 취임 1주년을 맞아 1일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양수산 분야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한국모태펀드’ 계정에 내년까지 260억 원 규모의 해양모태펀드를 새로 만든다. 현재 농수산펀드를 통해 수산 분야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해양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김 장관은 앞으로 수산 분야 발전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바다 인근 육지에서 양식업을 하는 스마트양식을 확대하고, 수출 전략 지원을 통해 수산식품가공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양식장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 청년들도 양식업에 쉽게 뛰어들 수 있다. 양식업이 발전하면 이를 가공해 해외로 수출하는 2, 3차 가공산업까지 발전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년 일자리 창출’은 현 정부가 최우선으로 꼽는 과제다. 해양수산 분야는 어떤 방안을 고민하고 있나.

“이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첨단양식, 수산식품가공업, 해양바이오, 해양관광레저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청년기업들이 탄생해야 한다. 현재 농수산펀드를 통해 수산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고, 전국 5곳에서 수산창업투자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해양 분야로 확대하고 해양수산창업투자지원센터를 2021년까지 8곳으로 늘릴 생각이다.”

―스마트양식은 수산업의 ‘4차 산업혁명’으로 꼽히지만 아직 명확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수산업은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연간 57.5kg(2016년 기준)으로 일본을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잡는 어업엔 한계가 있다. 이제 장화를 신고 들어가서 손으로 작업하는 양식에서 벗어나 집에서 컴퓨터로 제어하는 스마트양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2020년까지 경남 고성군에 ‘스마트 육상 양식 클러스터’를 완공해 완전 자동화, 지능화한 양식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할 생각이다. 스마트양식은 10년 정도 길게 내다보고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향후 10년간 로드맵이 될 ‘첨단 양식기술 개발 마스터플랜’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 김 수출액이 처음으로 5억 달러(약 5377억 원)를 넘는 등 수산물 수출도 유망해 보인다.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이 23억 달러(약 2조4736억 원)를 넘었다. 특히 김은 국내 연안에서 생산한 뒤 가공을 거쳐 전 세계로 수출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는 어묵을 김에 이은 전략수출 상품으로 육성한다. 하반기(7∼12월)에 구체적인 발전 방안을 내놓겠다. 수출 대상국별로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초기 마케팅까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치즈가 들어간 어묵 등 세계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만 만들면 식품산업은 퀀텀 점프(대약진)가 가능하다. 최근 국내 어묵 산업의 고급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4, 5년 뒤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어묵회사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지부진한 한일어업협정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나.

“한일 양국은 매년 어업 협상을 통해 상대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얼마나 조업할지 정해왔는데, 2016년부터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국내 어민들의 피해가 크다. 협상의 걸림돌은 일본 어선이 우리 EEZ에서 잡을 수 있는 고기가 많이 줄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도 최근 전향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올해는 협상이 타결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해운수산 분야도 성과를 낼 만한 사업이 많은데….

“4월 27일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명시된 걸 보면 북한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했다. 서해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 설정 협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만일 NLL이 공동어로구역 설정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와 별도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사업이 많아 우선 추진할 수 있다. 최근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급등한 오징어, 명태를 북한 원산 앞바다 등지에서 잡아올 수 있으면 국내 수산물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남북 간 해운(운송) 협력이나 낙후된 북한의 항만 개발을 위한 준비사업은 구체적 후보지도 있어 당장이라도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이다. 북한 내 조업권 협상과 연계한 수산자원 공동관리 방안 협의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취임 후 1년간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지난해는 해양업계와 수산업계 모두 어려운 시기였다. 1년간 해양 분야는 어느 정도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해 해운항만업계 회복의 기틀을 마련했다. 7월이면 정책적 지원을 주도할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출범한다. 반면 수산 분야는 아직 여러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스마트양식 등 양식업 첨단화와 수산물 수출전략 지원 등이 이런 숙제를 풀기 위한 방안이다.”

인터뷰=하임숙 산업2부장
정리=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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