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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최초 달 궤도 진입 아폴로 8호의 도전

입력 | 2018-06-02 03:00:00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8/제프리 클루거 지음·제효영 옮김/492쪽·1만8000원·알에이치코리아




우주비행사인 프랭크 보먼, 윌리엄 앤더스, 짐 러벨 등 비행사 3명은 1968년 12월 21일 발사된 아폴로 8호를 타고 68시간을 날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궤도에 진입했다. 달 뒤쪽은 통신마저 두절되니 ‘지구와 완전한 단절’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윌리엄 앤더스는 달의 뒷면을 처음으로 목격한 인간이 됐다.

아폴로 8호는 달 궤도를 20시간 동안 공전하며 8개월 뒤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달의 지평선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장면을 처음으로 촬영한 것도 아폴로 8호다. 아폴로 11호에 가려진 아폴로 8호의 도전과 성공을 방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치밀한 묘사가 마치 잘 만든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하다. 달의 중력으로 속도가 높아진 우주선이 달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려면 엔진이 진행 방향 반대쪽으로 정확히 점화돼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했다. 책에 따르면 허용되는 오차 범위는 0.0296%. 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우주선은 달로 자유낙하하고, 반대로 속도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궤도 밖으로 튀어 나간다.

사실 아폴로 8호의 발사는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1967년 아폴로 1호의 사망 사고라는 악재, 우주 진출 경쟁에서 소련에 뒤진다는 압박, 달 탐사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 속에서 우주선조차 완성되지 않은 채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준비 기간도 짧았다. 미국 주간지 타임의 과학 에디터인 저자는 긴박한 과정을 촘촘한 취재로 되살려냈다.

저자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우주 탐사 소재로 흥행한 영화의 원조 격인 ‘아폴로 13’의 원작을 짐 러벨과 함께 썼던 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비행임무 기록에서 발췌한 비행사들의 대화는 현장감이 살아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