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캡처
중학생 딸의 친구를 유인·추행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측이 "사형선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김우수) 심리로 17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이영학 측 국선변호인은 "범죄사실은 다 인정한다. 항소 이유는 양형부당 한가지"라고 밝혔다. 이날 이영학은 삭발을 한 모습으로 항소심에 출석했다.
변호인은 "이 씨는 이 사건 혐의에 대해서 모두 인정하고 있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하지만 사형이라는 되돌릴 수가 없고 교화 가능성이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사형을) 정당화할 어떤 사정도 없다"라고 했다.
이에 검찰은 "이 사건은 '어금니 아빠'로 많은 국민이 주지한 사건"이라며 "사회적 이목이 충분히 집중됐고, 이영학은 무려 14개의 죄가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살인 외에도 피고인의 적극 행위로 생기는 무고 혐의까지 있는데 이는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피고인의 범행도 나쁘지만 죄를 뉘우치지 못한 피고인에 대해 1심 법정최고형 선고는 당연하고, 항소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을 통해 A 양(당시 14세)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낮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A 양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싣고 강원 영월군 야산으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이영학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치병 환자인 딸 치료비로 쓸 것처럼 홍보해 총 9억40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돼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도 있다.
이에 이영학은 1심에서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이영학은 선고 하루 만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