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도록 치솟던 서울 아파트 값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혹은 상승, 하락 중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잠시 숨 고르는 타이밍인건 분명하다.
대부분의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금은 매수타이밍이 아니니 시장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다가 똘똘한 한 채를 매수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지난 무시무시했던 상승장에서 박탈감과 절망감을 느낀 무주택자들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그렇지만 내가 가진 자금으로는 '똘똘한' 주택을 사기 어렵다 보니 고민만 거듭하며 더 깊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똘똘한 한 채의 조건은 대략 이렇게 풀이된다. 신축, 역세권, 대단지, 대지지분이 많은 오래된 아파트, 학군이 좋으며 초등학교를 품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데 서울에서 이런 조건을 가진 곳이라면 24평대 기준 최소 6억 이상은 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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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아파트 인근 소규모 아파트는 대단지 수요를 일정부분 흡수할 수 있다. 혹은 나 홀로 아파트라도 역세권이거나 학교 앞이라면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니 실거래가 조회를 통해 매매빈도를 미리 확인해보자.
선호 지역의 나 홀로 아파트로 들어가 해당 지역의 인프라를 누림과 동시에 지역 전체의 가격 상승 시 동반상승을 노리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한 예로 서울 서초동 신중초 부근 K아파트 33평은 7억대로 구입 가능하다. 향후 큰 상승은 아닐지라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선호지역의 학군과 인프라를 누리며 살수 있다는 것은 똘똘한 한 채에 버금가는 메리트다.
빌라나 다가구의 경우는 조금 더 어렵다. 우선 주차가 가능한지, 버스 정류장이 가까운지 따져본다. 다가구 밀집지역의 경우 버스정류장이 역세권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강남, 종로, 여의도 등 업무지역 이동이 용이한 곳이라면 배후주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비(非)아파트로서의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또한 대단지 재건축이 어려워진 것과 대조적으로,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 따른 노후 저층주거지의 주거환경정비사업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면목 우성주택·천호 동도연립·서초 낙원청광연립 가로주택 정비사업 등 기존 사업 및 향후 진행될 소규모 정비사업 지역 중 대지지분이 큰 구축 매입도 고려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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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