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매력’ 4월 MVP-4할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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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눈에 띄게 좋은 4월 성적(타율 0.447, 장타율 0.757, 출루율 0.491로 모두 1위)에 남다른 맹타 비결을 묻는 질문도 많이 받지만 그저 ‘하던 걸 계속 했을 뿐’인 유한준은 달리 할 말이 없어 곤란하다.
“해왔던 것들을 잘될 때나 안 될 때나 꾸준히 한다. 연차가 쌓이다 보니 안 좋을 때 어떻게 버텨야 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잘 안 되면 다 바꿔보고 그랬는데 어차피 타격은 사이클이 있으니 잘 버티면 또 올라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김진욱 KT 감독은 “좋은 컨디션이 굉장히 길게 가는 중이다. 아마 그렇게 방망이 치고 수비하면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워낙 성실하다. 늘 3할은 쳐 주는 선수다. 우리 타선은 유한준을 중심에 놓고 앞뒤로 맞추면 되니 팀에서의 역할이 크다”고 말한다.
유한준은 평소 말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일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 전 인터뷰도 정중히 사양했기에 성적에 비해 더 조용해 보였다. 비슷한 성적을 내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그는 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이 아닌 옆자리에 서는 게 익숙한 선수였다.
소리 소문은 없지만 시즌을 치르고 나면 늘 상위지표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소리 없이 강한 선수’로 기억되기 시작했다. 유한준은 이 수식어에 대해 “야구는 잘하고 싶은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썩 내키지 않는 성격이다. 스타성 있는 선수가 아닌데 팬들이 좋게 포장해 준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말보다는 행동이 늘 앞서는 그의 주변에는 후배들이 줄을 선다. 철저한 몸 관리는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넥센 시절부터 많은 후배가 롤 모델로 ‘유한준 선배’를 꼽곤 했다. KT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수비 노하우나 타격부터 사소한 생활습관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말을 듣고 금연을 실천하게 된 선수도 여럿 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