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강력 드라이브 예상 박용진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 일각선 “기업-시장 이해 깊어”
청와대는 4일 금융위원회가 제청한 윤 원장의 임명을 문재인 대통령이 결재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윤 원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 출신이다. 한국금융학회 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거쳐 한림대 경영대학장,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 정부에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과 친분이 깊다.
윤 원장에 대해서는 강성 개혁파라는 의견과 동시에 합리적인 학자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재벌들과 관료들이 늑대(김 전 원장)를 피하려다 호랑이(윤 원장)를 만났다”고 썼다. 윤 원장이 ‘저승사자’로 불린 김 전 원장보다 강하게 재벌을 압박할 인물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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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평가도 있다. 김용태 국회 정무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은 “본인의 소신이 뚜렷하지만, 금융을 전공했고 다양한 금융회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기업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 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한국씨티은행과 KB국민카드, ING생명 등 다양한 업종의 금융사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당시 외국계 금융사의 배당까지 금감원이 간섭하는 것을 두고 지나친 규제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금융위 해체를 주장하면서도 금융위의 자문기구 격인 혁신위원장을 맡으며 금융위와 혁신위 사이의 이견을 비교적 매끄럽게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와) 조화롭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 정책에도 잘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으로 출근해 첫 업무보고를 받은 윤 원장은 8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