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현재 전 세계에는 약 5000종의 발효식품이 생산, 소비되고 있다. 매일 50∼400g의 발효식품을 먹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발효식품의 최선진국이다. 중요한 4대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 장류, 젓갈, 식초는 기원전부터 우리 식생활에 들어온 뒤 지금까지 우리 식단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도 우리 음식에서 맛과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 우리만이 아닌 세계인의 건강식품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모든 장수국가의 식단에는 요구르트 같은 발효식품이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은 다양한 발효식품을 일상 식품으로 먹고 이들을 바탕으로 독특한 식문화를 형성했다. 세계 최고령(118세)으로 타계한 일본의 다지마 나비 할머니는 장수비결을 된장 등 전통 발효식품을 즐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국가는 종자 확보와 동식물 품종 개량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사실상 종자 전쟁에 들어섰다. 여기에 덧붙여 우수 미생물 확보는 또 다른 지식재산권 확보에 큰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발효식품은 우수 미생물의 보고다. 특정 기능을 갖고 있는 미생물을 하나 확보하면 어느 공산품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발효식품에 관여하는 수백 종의 미생물은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내 유익 균인 프로바이오틱은 물론이고 아미노산이나 비타민 같은 영양소를 생산한다. 축산 폐기물 처리, 토양개선제, 항생제 등 의약품, 신물질 생산에 이들 미생물이 활용되고 있다. 핵폐기물 처리에도 미생물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정도다.
우리가 매일 먹고 앞으로도 먹을 전통 발효식품은 이제 식품의 차원을 넘어 건강 지킴이뿐만 아니라 폭넓은 산업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미생물의 보고로서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더 밝히고 이용 영역을 확대해 성장 동력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