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타이틀 켈리 부상으로 주춤… 올해 한국 처음 온 한화 샘슨 선두
타고투저가 대세로 떠오르며 류현진을 끝으로 탈삼진왕 주인은 해마다 바뀌었다. 2011년부터 윤석민(KIA), 류현진(전 한화), 리즈(전 LG), 밴덴헐크(전 삼성), 차우찬(전 삼성), 보우덴(전 두산), 켈리(SK)에게 차례로 넘어갔다. 올 시즌에도 탈삼진 타이틀은 새로운 주인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리그 탈삼진 선두는 올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한화 샘슨(52개)이다.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켈리는 28개로 순위 경쟁에서 한참 밀려나 있다. 시즌 초반 어깨 부종 때문에 보호 차원에서 1군에서 제외돼 로테이션을 걸렀던 여파다.
‘닥터 K’ 춘추전국시대는 그만큼 탈삼진왕이 수성하기 어려운 자리임을 뜻한다. 삼진 자체가 압도적 구위를 갖춰야만 가능한 건 아니다. 더욱이 ‘비율’이 아닌 ‘절대치’를 기준으로 계산하기에 탈삼진왕에 오르려면 기본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강한 공’을 ‘오래’ 뿌렸다는 뜻이다. 통상적인 ‘에이스의 미덕’과 일치한다.
현재 탈삼진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내 투수’는 KIA 양현종(41개)이다. 명실상부한 KIA의 에이스인 그는 평균자책점, 다승,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웬만한 타이틀은 다 따냈지만 아직 탈삼진은 정복하지 못했다. 그가 수상 소감 때마다 “탈삼진왕을 꼭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 이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