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가동률 9년만에 최저수준
수출도 최근 반도체를 빼면 대다수 업종에서 증가 폭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회복의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경기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 투자 소비 등 경제 성장에 영향을 주는 3가지 부문 가운데 소비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3월 전(全)산업생산은 2월보다 1.2% 줄어들면서 2016년 1월(―1.2%)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를 나타냈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더욱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11.6%) 투자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통에 한 달 만에 7.8% 줄었다. 다만 최근 4개월 연속 투자가 늘어난 만큼 일시적인 조정국면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줄이고 공장을 세우고 있는 것은 재고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3월 국내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1.2%, 지난해 3월 대비 10.4% 늘었다. 그동안 한국의 수출 증가를 이끌던 반도체 재고는 1년 만에 53.1% 늘었다. 자동차 분야의 3월 재고물량도 2월에 비해 15.1% 증가했다. 해외나 국내 시장으로 출하되어야 할 제조업 제품이 창고에 쌓인다는 뜻이다. 3월 국내 제조업 재고율은 114.2%로 한 달 사이 2.9%포인트 늘어났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자동차 조선 해양플랜트 등 불황에 빠진 대형 주력 업종이 산업생산 감소와 제조업 가동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설비투자는 앞으로 반도체 등의 업종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 회복될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소비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는 1월 1.9%, 2월 0.8% 늘어난 데 이어 3월에는 2.7%까지 회복세를 끌어올렸다. 주로 승용차, 의복 등의 판매가 늘어났다. 면세점(22.1%) 편의점(4.8%) 대형마트(4.4%) 등 소매점 대부분 판매가 늘어났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