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도심 속 공짜 코워킹스페이스
‘생각의자’ 앉으면 창의력이 쑥∼
서울 지하철 5, 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공덕역 2번 출구에서 나와 5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우뚝 솟은 흰색 건물이 나온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창업허브’다. 과거 산업인력공단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올해 1월엔 별관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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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형 극장’ ‘미끄럼틀’ ‘생각의자’ 등을 갖춘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건물 한가운데 자리한 계단형 극장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 봤다. 2층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독립형 사무공간’. 비행기 1등석 좌석처럼 칸막이가 쳐져 있어 일에 몰입하기 좋다. 바로 옆에는 달걀 의자와 털썩 누울 수 있는 놀이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낮잠을 자거나 미끄럼을 타도 어느 누구도 눈치를 주거나 간섭하지 않는다”고 서울창업허브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 층 전체가 뻥 뚫려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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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한 구석에선 3, 4명이 대형 모니터와 노트북을 펼쳐 놓고 열심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에선 모니터 등 일부 기기는 대여도 가능하다. 미팅룸은 홈페이지에서 당일 예약해 4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교육 공간인 세미나실도 예약하면 사용할 수 있다.
거실 옆에는 키친이 마련돼 있다. 건물에 편의점이 없는 대신 냉장고를 마련해 필요한 것들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냉장고 속엔 이름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은 오렌지주스와 커피, 케이크 등 먹을거리가 가득했다. 커피머신과 정수기가 있어 텀블러를 갖고 다니면 편할 것 같았다.
점심은 자장면 등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도시락을 가져와 키친에서 해결하면 된다. 10층 식당도 4000원짜리 식권을 구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주차는 3시간까지 무료. 이후엔 10분당 500원, 하루 최대 2만 원에 사용할 수 있다.
사무실 왼편 창가에는 ‘리프레시룸’이 자리하고 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 잠시 몸을 뉠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전망은 좋다. 통유리창을 통해 올려다본 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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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의 ‘경기콘텐츠코리아랩’도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9층과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도서관에 가까웠다. 명사들이 기부한 책이 꽤 많이 비치돼 있었다. 이곳에는 회의실은 물론이고 녹음실, 맥 컴퓨터가 구비된 디자인실, 전문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 등 다양한 공간이 들어서 있다.
서울 용산구 청파로에 위치한 서울글로벌창업센터 4층도 노마드족이 찾아볼 만한 곳이다. 서울시가 지원하며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이 위탁 운영한다. 470m² 규모로 최대 70명 이상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여러 명이 같이 앉아 얘기할 수 있는 테이블과 10인실, 4인실, 세미나실 등이 있다.
세미나실은 이메일이나 전화로 예약하면 월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물, 커피머신, 차 등 음료가 비치돼 있다. 식사 반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비즈니스호텔처럼 차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프린터 복합기와 빔 프로젝터 등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언어 수업과 스타트업 관련 세미나가 종종 열려 아이디어를 구하기 좋은 환경이다.
이 밖에 서울 은평구 통일로의 서울혁신파크 혁신동 1, 2층에는 올 6월쯤 시민 개방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 서울 강남구 개포로 개포디지털혁신파크 운동장에는 올해 안에 컨테이너박스를 이용한 시민 코워킹스페이스가 꾸며질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이태원 ‘블루스퀘어 북파크’
코워킹 스페이스는 아니지만 서점과 도서관 중에서도 놀멍쉬멍 일하기 좋은 곳이 적잖다. 이태원의 복합문화시설 블루스퀘어의 북파크가 대표적으로 책이 우거진 숲 같은 공간이다. 서점에 들어서면 1층부터 3층까지 수천 권의 책이 꽂힌 높이 24m 서가에 압도된다. 미로같이 구분된 공간 구석구석에 의자가 놓여 있어 책을 읽으며 일하기에 좋다. 테이블 50여 개와 의자 200여 개,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계단 등이 마련돼 있다. 일반 서적과 중고 서적-팬시 용품 등을 구경하며 머리를 식힐 수 있다. 화창한 날엔 3층 테라스에 나가 볕을 쬐며 일할 수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이진아도서관’
지난해 10월 개관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세운전자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갖고 있다. 청계동 304호의 ‘세운테크북라운지’에선 최신 과학기술 서적과 DIY(Do It Yourself) 관련 책 5500여 권이 구비돼 있다. 세운상가 2층의 ‘세운인라운지’는 제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슈팅스튜디오’, 휴식 공간인 ‘주민사랑방’, 사무 공간인 ‘세운워크룸’ 등이 있다. 운영 시간은 매주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