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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승의 날(5월 15일)’을 폐지해 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왜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한 것일까.
전북 이리동남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정성식 교사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다고)토로하는 선생님들도 실제 있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제자가) 스승의 날에 만나자고 하면 제가 피하는 형편”이라며 “이런 날(스승의 날)은 학교를 좀 떠나고 싶은 날, 이렇게 표현하시는 선생님들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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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는 전날 “교사에 대한 카네이션 선물은 학생대표 등만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 측은 “캔커피의 경우 어떤 학생이든 선물해서는 안 되며, 학생대표가 아닌 일반 학생의 카네이션 선물은 한 송이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청탁금지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 교사는 “‘대표만 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그 ‘대표’가 학생회장인지 동아리 회장인지…이런 논란을 보면서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카네이션)을 받고 싶어 하는 교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하고 있다. 올해는 한 아이가 (선물을 돌려보내자) 울기도 했다”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법이나 이런 말들을 알겠나. 이런 것들을 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상담을 해야 한다. 학부모님들한테도 그런 설명을 잘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교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찬성한다면서도 국가가 이를 상식적인 선을 넘어 과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받고 싶어하는 교사는 요새 말로 ‘1도’ 없다. 심정이 불편하다”고 거듭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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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사는 교권 추락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교권 침해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것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아주 미비하다. 상담이나 연수, 이게 고작이다. 요즘 학교 폭력 관련해서도 학교가 법정이 돼 버렸다”고 했다. “왜 학교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교사의 교육적 지시와 통제에 불응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