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물을 다섯 컵도 마시지 않는 노인은 근력 부족에 시달릴 위험이 1.5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들어 복용하는 약이 늘어날수록 탈수 현상이 심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게 노화를 늦추는 비결인 셈이다.
하용찬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3656명을 분석한 결과 693명(19%)이 근감소증으로 진단됐다고 23일 밝혔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전체 노인인구 중 하위 20%에 해당하는 상태를 뜻한다. 근력이 부족하면 낙상과 골절로 이어지기 쉬워 근감소증 여부는 노화를 가늠하는 대표 척도다.
분석 결과 근감소증을 앓는 남성 노인은 하루 평균 4.4컵(1컵은 200mL)의 물을 마셨다. 국이나 찌개 등 음식에 포함된 수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물로 섭취한 양만 따진 것이다. 반면 건강한 남성 노인은 하루 평균 5.1컵을 마셨다. 노인 남성에게 권장되는 하루 평균 물 섭취량은 5컵이다. 여성 노인은 근감소증(3.8컵)이든 건강한 그룹(4컵)이든 하루 권장량(4.5컵)보다 적게 물을 마셨다. 남녀 노인을 통틀어 수분 섭취가 가장 적은 그룹은 가장 많은 그룹보다 근감소증을 앓을 위험도가 1.5배로 높았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