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힘든 시대에 필요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힘입니다!”
이달 15일 있었던 일본 도쿄(東京)의 다마(多摩)시 시장 선거에 출마한 마쓰다 미치히토 후보(44·남)는 당선된다면 정책 대부분을 자신이 아닌 AI(인공지능)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결과는 낙선. 현직 시장 아베 히로유키 후보(62)가 3선에 성공했다. 마쓰다 후보는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마쓰다 후보는 왜 ‘AI’를 내세워 시장선거에 출마했을까. 그는 지난 13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일본판과 인터뷰에서 “정치 비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AI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마시에서는 한 어린이집에서 공무원의 자녀를 우대해 입학시켰다는 의혹으로 주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마쓰다 후보는 소송 전까지 이 문제가 오랫동안 은폐돼왔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2014년 다마시 시장선거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34.47%를 기록했다. 이대로는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일본의 유명 IT 기업에 근무하고 외국 기업의 대표를 맡기도 하는 등 20년 간 IT 업계에 몸담았다. 그는 예전부터 “정치와 AI는 궁합이 좋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한다.
정책 판단을 AI에게 맡긴다면 시장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그는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은 시장이 진다. 또 시간이 가고 생활이 다양하게 변화함에 따라 ‘어떤 것을 우선할 것인가’ 등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시장의 역할”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시민과 의사소통을 통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명확한 규칙이 있는 장기나 바둑과 달리 정치의 세계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또 사람인 개발자가 AI를 설계하는 만큼 AI라고 해서 완전히 ‘무색투명’하다는 보장은 없다. 마쓰다 씨는 “어떤 정책이나 가치관이 좋고 옳은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을 듣는 것이 선거, 시민과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