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주인공 나이 24세 차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 논란 후끈
“여성에 대한 폭력이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이를 정당화하는 드라마 아니에요?”
“남녀 주인공들의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싫어요.”
최근 방송인 유병재의 팬 카페에 올라온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한 글이다. 유 씨가 10일 “작가님 감독님 배우님들은 하늘에서 드라마 만들라고 내려주신 분들인가 보다”는 감상을 올리자 팬들이 반발한 것. 유 씨가 “그 정도 표현마저 막으면 창작자들은 얼마나 (운신의 폭이) 좁고 외롭겠냐”고 답글을 달자 한동안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유 씨가 “제가 부족했다”는 사과문을 올리자 온라인에서는 찬반으로 입장이 나뉘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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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석 PD는 11일 열린 간담회에서 “여타 드라마에는 여성 시청자의 자기 동화와 감정 이입이 전제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며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 PD는 ‘미생’이나 ‘시그널’처럼 러브라인을 부각하지 않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아왔다. 그는 논란에 대해 해명하던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드라마를 향한 논란은 우리 사회가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는 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드라마가 말하려는 건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계 맺기”라고 옹호했다. 반면 직장인 최모 씨(27·여)는 “어린 여성이 나이 많고 사연 많은 남성을 이해한다는 설정에 공감이 안 된다. 그냥 아저씨들의 로망을 채워주는 드라마 아니냐”고 말했다. 시청자 양모 씨(29)는 “부장급 기혼 남성이 어린 애인을 두고 싶어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이를 미화시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안이 동훈에게 입을 맞추려고 시도한다거나, 동훈을 좋아하느냐는 광일의 질문에 ‘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나의 아저씨’ 제작진은 “후반부에 인물들의 관계가 더 드러날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