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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문재인케어 저지 27일 집단휴진”

입력 | 2018-04-10 03:00:00

29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예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의협은 27일 집단휴진을 하고 29일에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겠다고 9일 밝혔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전면 충돌하는 양상이라 국민 불편이 우려된다.

‘문재인 케어’는 성형, 미용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보험 처리가 안 돼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것) 진료 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보장 항목으로 흡수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재의 63.4%에서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급여 항목 치료는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크다. 예를 들어 간을 검사하는 상복부 초음파는 비급여 항목이라 2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전액 환자가 부담해왔다. 하지만 이달부터 급여로 전환돼 환자 부담 비용이 2만∼6만 원으로 내려갔다. 향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로봇수술, 2인실 등 각종 비급여 진료가 단계적으로 급여화된다.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의사들은 “원가의 70%도 안 되는 저수가(低酬價)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문재인 케어를 반대한다. ‘수가’란 건강보험 적용 시 환자 개인이 내는 의료비(본인 부담금)와 건강보험에서 의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합친 ‘총진료비’다.

보장률이 70%라면 1만 원 진료비에서 환자는 3000원, 나머지 7000원은 건강보험에서 지불된다. 그런데 의사들은 “1만 원이란 수가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인건비, 각종 장비와 시설 운영비 등 총비용(원가)은 1만5000원이 드는데 1만 원이란 낮은 수가를 받으니 항상 5000원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국내 수가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2016년 연세대의 수가 연구를 보면 의원의 원가 보전율은 62.2%, 병원 66.6%, 종합병원 75.2%, 상급 종합병원 84.2% 등에 그친다. 이에 병원들은 낮은 수가로 보는 손해를 MRI 등 비급여 진료로 메워왔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로 전면 급여화하면 비급여가 사라져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게 의사들의 논리다.

정부는 의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향후 4조 원 이상을 수가 인상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급여화와 수가 인상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협은 먼저 수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27일 집단휴진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 2000년 의료계가 의약 분업에 반발해 집단휴진을 했을 당시 전국 병·의원의 70% 이상이 동참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원격의료 도입 반대 집단휴진까지 총 8번의 집단휴진에서 참여율은 30% 미만에 그쳤다. 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집단휴진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지역 의견을 모아 3개월은 준비해야 한다”며 “계속 의료계와 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휴진 강행은 의료계에도 부담이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교수는 “솔직히 의사들은 10년 전 한 달에 1300만 원 벌었는데, 지금도 한 달에 1300만 원을 버니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기준 국내 의사의 월평균 임금은 1304만6639원으로 적지 않은 액수다.

의료계가 인건비 등 정확한 원가 정보부터 공개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자신들의 매출만 원가에 맞춰줄 것을 요구하기보다 정확한 원가 정보를 공개해 이를 토대로 적정수가를 정하면 된다”며 “매년 수가를 올려주겠다며 정확한 원가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해도 의료계는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