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닥터 지바고’ 배우들이 본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 출연하는 배우 강필석(왼쪽)과 이정화가 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겨울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특별전에서 ‘안나 오볼렌스카야’를 관람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화려했던 러시아 황족과 귀족들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보니 당시 러시아로 여행한 듯한 기분이 드네요.”(이정화)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시대 민중이 겪었던 아픔이 전해졌습니다.”(강필석)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겨울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특별전을 3일 관람한 뮤지컬 배우 이정화와 강필석은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국내 초연 후 6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서 극단적인 혁명가 파샤(강필석 역)와 지바고의 부인 토냐(이정화 역)로 출연 중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을 배경으로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유리 지바고와 주변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광고 로드중
혁명가와 몰락한 부르주아 가문의 여성 역을 각각 맡은 두 배우는 작품을 보는 관점 역시 달랐다. 이정화는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인 ‘안나 오볼렌스카야’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몰락해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야 했던 토냐와 안나의 삶이 너무나 비슷하다”며 “섬세한 붓 터치가 주는 특유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강필석은 “화려한 작품이 대부분인 가운데 서민을 주인공으로 그린 한두 작품이 눈에 띄었다”며 “미술 작품을 수집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는데 이를 위해 세금을 낸 평범한 시민들의 아픔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혁명가 역을 맡은 배우다운 소감이었다.
전시회에서는 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1729∼1796)가 수집한 회화부터 20세기 초 러시아 기업가들이 구입한 인상주의 작품까지 모두 89점의 프랑스 회화, 조각, 소묘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승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러시아 귀족의 취향과 문화적 분위기, 흔적들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15일까지. 성인 6000원, 대학생·중고교생 5500원, 초등학생 5000원. 02-1688-0361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