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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추념식, 연예인 오지 말아달라”…이효리 팬카페 글 두고 ‘갑론을박’

입력 | 2018-03-30 10:18:00

사진=스포츠동아DB


가수 이효리가 제주 4·3 희생자를 기리는 추념식 행사에서 내레이션을 맡는 가운데, 자신을 희생자 유가족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이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자신을 제주 4·3 희생자 유가족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지난 27일 이효리 공식 팬카페에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이효리 씨, 그동안 방송을 통해 보아오면서 좋고 싫고의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4.3 추념식 사회를 본다거나 내레이션을 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참 어쩔 수 없는 연예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4·3은 ‘제주 도민의 아픔’이라고 감히 입으로 말을 하기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경건히 조용히 치르기를 원하는 자리다. 희생자와 유족들이 경건히 조용히 치르기를 원하는 자리다”라며 “유족의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몸이 떨리고 가슴이 아프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4.3에 대해 제주도민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3 추념식은 그냥 행사가 아니다. 굳이 내레이션이나 사회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며 “고령의 병환을 앓고 계신 부모님을 모시고 조용히 경건히 돌아가신 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오려 한다. 제발 연예인들은 참석하지 말아 달라. 광복절이나 삼일절 행사가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이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다. “글쓴이가 진짜 유가족이 맞느냐”는 의심부터 시작해서 글쓴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 눈에 띄었다. “개인의 의견을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썼다. 좋은 뜻에서 참여를 결정한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다” “연예인이 가면 가벼워진다는 건 무슨 직업 차별인가” “이효리 씨가 참여하면 국민들이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나 같아도 반대한다. 누가 유족 마음을 알까”라는 의견들도 있었다.

이효리는 2013년 9월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한 뒤 제주도 애월읍 소길리에서 살고 있다.

한편 제주도청에 따르면 올해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이효리는 행사 주제를 전달하는 내레이션을 맡는다. 가수 루시드폴 등 대중 가수들이 추념식 본행사에 참여하는 건 2014년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