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미세먼지 대처 이렇게
하지만 집 안에 ‘피신’해 있다고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건 아니다. 집 안에도 미세먼지(PM10)는 물론 머리카락 굵기 20분의 1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를 만드는 발생원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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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연구를 주도한 이윤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박사는 “조리 시 나오는 오염물질은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며 “실제 조리할 때 포름알데하이드, 이산화질소 같은 오염물질뿐 아니라 초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주택 30곳에서 재료 종류별로 조리 시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나오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오염물질의 발생량은 가스레인지, 인덕션 등 조리기기와 관계없이 음식 재료와 기름의 양에 좌우됐다. 예를 들어 고등어를 구울 때는 m³당 2290μg(1μg은 100만분의 1g), 삼겹살은 1360μg, 계란프라이는 1130μg, 볶음밥은 183μg의 초미세먼지가 발생했다.
고등어구이의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은 것은 조리 시 기름을 많이 두르고 고등어 자체에서 발생하는 기름 양도 많기 때문이다. 기름이 연소하거나 증발할 때 다량의 초미세먼지가 나오는데, 발연점이 낮을수록 발생량이 많다. 발연점은 올리브유가 낮고, 카놀라유나 아보카도오일이 높다.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환기가 중요하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가동해야 한다. 자연 환기와 인공 환기를 함께 할 때 효과가 더 좋다. 요리가 끝난 뒤에도 창문을 30cm 이상 열고 구이·튀김은 15분, 볶음·끓임 요리는 10분 이상 자연 환기를 시킨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15분간 돌리면 오염물질이 90% 이상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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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전환 위해 켜놓은 향초에서…
미세먼지에 찌든 하루를 보내고 귀가한 뒤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페퍼민트향 향초를 켠다면 오히려 초미세먼지를 더 들이마실 수 있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향초를 켠 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초의 재료인 파라핀은 석유의 부산물로 연소 시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향초 외에 방향제나 향수 등에도 미세먼지의 전구물질(다른 물질과 결합해 미세먼지를 만드는 전 단계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들어 있어 2차 미세먼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프린터나 복사기에서 나는 특유한 냄새도 미세먼지다. 심인근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박사는 “레이저프린터가 작동할 때 나는 독특한 냄새는 레이저로 탄소 가루를 종이에 붙여 인쇄할 때 가루가 날리며 나는 것”이라며 “잉크에 들어 있는 유해한 물질이 초미세먼지로 공기 중에 방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세먼지 유입을 막는다며 촘촘한 방충망 형태인 창문 필터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는데 주의해서 구입해야 한다. 이 박사는 “실내외 온도 차 특성상 환기 시 공기가 아래에서는 실내로 들어오고 위에서는 나가는데 위쪽 창문에 필터 제품을 달아놓으면 오히려 실내 미세먼지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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