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공장 2기 라인 착공해 내년 완공 3D V낸드 수요 증가에 대응… 낸드플래시 점유율 1위 굳히기 최근 美-中 무역갈등 유탄 우려에 기술우위 바탕 ‘초격차 전략’ 승부
삼성전자가 28일 오전 중국 산시성 시안시 반도체 공장에서 두 번째 라인 건설을 시작했다. 2012년 9월 착공해 현재 가동 중인 첫 번째 라인의 전경. 작은 사진은 이날 열린 기공식 장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8월 시안에 반도체 2기 라인 투자를 위해 산시성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안은 최근 ‘영구 집권’의 길이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적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증설을 통해 꾸준히 늘고 있는 3차원(3D) V낸드플래시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목표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으로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 낸드플래시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이번 라인 증설을 통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굳히기에 나서는 한편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이자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몰려 있는 중국 시장 요구에 더 원활히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46억2600만 달러 매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도 38.0%로 전년보다 1.9%포인트 끌어올렸다. 2위는 도시바(64억1000만 달러), 3위는 웨스턴디지털(59억3000만 달러), 4위가 마이크론(43억6100만 달러), 5위가 SK하이닉스(41억5800만 달러) 순이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미국 정부가 중국 측에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하면서 일각에선 한국산 반도체가 타격을 입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전자업계에서는 마이크론 등 미국 업체들이 생산 능력은 물론이고 기술력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을 당장 대체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가장 진화한 제품인 64단 V낸드플래시의 생산 비중이 지난해 전체의 40%를 넘었지만 마이크론은 23%에 불과했다. 생산 능력을 비교해 보더라도 마이크론은 지난해 총생산량이 웨이퍼 299만4000장이었지만 삼성전자는 550만8000장으로 두 회사 간 역량 차이가 여전히 큰 편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