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들이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들고나오면서 ‘신공항’이 선거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부산시장 출마 예상자는 물론이고 경남 김해지역 정치인들의 의견도 제각각이어서 김해신공항이 계획대로 추진될지, 원점에서 재검토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김해신공항 추진 과정
정부는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실시한 용역을 토대로 2016년 6월 21일 ‘김해신공항’을 결정했다. 기존 김해공항 옆에 활주로와 공항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하는 안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공항개발 기본계획 설계가 연말에 완료되면 설계와 보상절차를 거쳐 2021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 “가덕도 신공항이 최적지”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가덕도’가 최적지”라고 했다. 김해신공항은 비행제한시간(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6시)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가덕도는 소음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거의 없고, 공항시설법상 장애물 절취 면적도 김해신공항보다 적어 공사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오 전 장관은 김해신공항의 신설 활주로는 3.2km로 안전종단구역을 포함해도 3.5km에 불과해 향후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확장 가능성 면에서도 가덕도가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당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최근 가덕도에 900만 m² 규모의 해저도시 건설과 함께 해상부 400만 m²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종혁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당초 김해신공항은 이해 충돌을 피한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었다. 미래 영남권 관문공항 건설 계획이 아니었던 만큼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지역 시민단체는 다음 달 5일 김해시청 앞에서 ‘소음 안전 대책 없는 김해신공항 건설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 “김해신공항 그대로 추진해야”
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이야기는 신공항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 발표를 앞두고 “가덕도에 신공항이 안 되면 시장직을 걸겠다”고 말한 것은 부산 이외 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얘기였다.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한 정부 결정이 나온 것은 자신이 정치생명을 걸고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게 서 시장의 논리다.
서 시장은 면밀한 조사를 거쳐 무산된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신공항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릴 뿐 아니라 또다시 지역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현재 제기되고 있는 김해신공항의 항공 소음 피해, 활주로 길이, 접근교통망 확충 등은 공항개발기본계획을 통해 보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의당 박주미 시당위원장은 “과연 현 시점에서 신공항 문제를 들고나오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10년간 지속된 지역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다시 치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후보들은 정책을 뒤엎는 무책임한 행위를 선거 쟁점으로 만들지 말라”며 “서 시장도 김해신공항이 제대로 된 관문공항이 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조용휘 silent@donga.com·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