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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알아야 뚫는다” 중국 공략 족집게 과외

입력 | 2018-03-14 03:00:00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 픽셀디스플레이 권태현 대표(가운데)가 8일 베이징 중관춘의 한국혁신센터에서 중국인 투자 전문가에게 자신이 개발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유아 시력 검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여러분의 기술에 흥미가 있어요. 이 기술을 사용한 (중국의) 원격 시력검사 기업들에 대해 조사해 봤나요?”

8일 오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 자리 잡은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혁신센터(KIC) 사무실. 중국의 투자 전문가인 저우잉(周潁) 다크호스기금 투자총감독의 질문에 스물다섯 살의 젊은 창업자 권태현 대표가 시장 조사 결과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권 대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유아들의 시력을 검사한 뒤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2016년 픽셀디스플레이를 창업했다.

저우 총감독은 픽셀디스플레이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현재 중국의 관련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 차별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함께 의논해 보자”고 말했다.

KIC는 이달 5일부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바바클라우드와 공동으로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 기업 10곳을 지원하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음 달 16일부터는 항저우(杭州)의 알리바바 본사에서 6주간 교육이 이어진다. 중국 진출 전략 교육, 중국 투자자 및 기업들과 연결 등 스타트업 기업들이 중국에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일에는 중국의 투자전문가 3명이 KIC를 직접 찾아 이들에게 멘토링을 진행한 것이다. 권 대표는 중국 전문가의 여러 질문에 “궁금한 점이 많다는 건 우리 기술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라며 “많은 연습이 됐다. 용기를 내 중국 시장에 부딪쳐 보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전문가 주샤오후이(朱曉輝) 타이허(太和)투자관리유한회사 이사장은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의 강점으로 ‘혁신성’을 꼽았다. 다만 “정책 환경, 소비 패턴, 소비자 심리 등에 대한 전략을 모두 중국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 아이트래킹 기업 비주얼캠프 박재승 사장은 “KIC 프로그램을 거점으로 중국 시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고영화 KIC 센터장은 “한국은 이제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어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중국에서 출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