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능력 테스트로 치매 검사 보행 장애 노인, 6년내 걸릴 확률 일반 노인보다 1.34배 높아 “신체적 노화가 치매 위험도 높여… 근력 운동-균형 잡기로 예방해야”
한 치매 노인이 전문기관에서 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노인의 운동신경에 이상이 감지됐다면 병원이나 보건소에 모시고 가 치매 전문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따라서 치매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초기 단계부터 약물치료를 한 환자는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55% 낮았다. 2014년 국회예산정책처도 조기 치료가 활성화될 때 연간 1조3000억∼2조800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찍 발견하면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을 훨씬 지연시킬 수 있다.
치매를 일찍 발견하려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이미 경도인지장애(인지기능의 저하는 관찰되지만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같이 명확한 징후가 없는 노인이라면 지나치기 쉽다. 아직 인지기능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치매 가능성이 궁금하다면 집에서 간단한 운동능력 검사를 먼저 해볼 수 있다.
○ ‘3m 왕복 보행’ 10초 넘으면 치매 위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은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연구팀은 2007∼2012년 66세에 생애전환기 검진(만 40세, 66세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맞춤형 건강진단으로 주로 만성질환 및 건강위험요인을 확인)을 받은 노인 5만3000명의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 항목 결과를 살펴봤다.
신 교수는 “평소 부모님의 운동능력을 잘 지켜본다면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존에도 신체적 노화가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며 “일어나 걸어가기 결과가 좋지 않거나 신체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은 근력 강화, 균형 잡기 등 정기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치매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보고 싶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의 치매 검사는 진찰, 혈액검사, 신경심리검사, 뇌 영상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아직 치매에 이르진 않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년 내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을 측정하는 신경심리검사법을 개발해 발표하기도 했다.
뇌혈관 질환으로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호전 가능성이 특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 65세가 넘어가면 별다른 이상이 없어도 치매 위험을 검사해 보는 게 좋다.
○ 예방이 먼저, 치매예방수칙 3·3·3
국내 치매 환자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에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현재의 2배 수준인 약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 환자 증가는 엄청난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치매국가책임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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