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5일밤 폭로직후 집무실 떠나 측근 “공개 입장표명 계획 없어… 7일중 변호인 선임할 예정” “추가 피해자 있다” 소문 돌아
6일 사퇴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측근들과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안 전 지사의 한 측근은 “(안 전 지사와) 여러 차례 만나고 통화하며 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어디에 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와 측근들은 검찰 수사에 대한 준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측근은 “법률 대응 때문에 오늘 서울에 갔었다. 7일에 변호인을 선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측근은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안 전 지사의 억울한 점이나 소명할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안 전 지사가 공개석상에서 다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오보다. 현재로선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 (안 전 지사가) 도청으로 갈 일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로 지사 부재 상황을 맞은 충남도는 하루 종일 긴박한 분위기였다. 직원 대부분이 일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공무원들은 다른 피해자의 폭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여성 공무원은 “추가 피해자가 있다면서 이름까지 언급되는 등 하도 많은 억측이 나돌아 얼굴 들고 다니기가 겁이 날 정도다”라고 말했다.
과거 안 전 지사와 김 씨를 둘러싼 미심쩍은 정황도 뒤늦게 불거졌다. 한 공무원은 “해외 출장 중 호텔에 머물 때 지사와 다른 공무원들은 다른 층을 쓰는데 김 씨는 같은 층을 썼다. 그때는 수행비서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공무원은 “해외 출장 때 안 전 지사가 김 씨를 늦은 밤에도 자주 불러 이상하게 여겼다는 말을 동료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일반인이 느낀 ‘안희정 쇼크’도 상당했다. 안 전 지사에 대해 ‘뭔가 다른’ 정치인으로서, 페미니스트로서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지독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도예리 씨(26·여)는 “얼마나 큰 권력이면 그런 상황에서도 (김 씨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을까 생각해 봤다. 순간 같은 여자로서 정신이 아득해졌다”고 말했다. 도 씨는 “권력을 악용한, ‘잔인한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그에게 투표했다는 취업준비생 김남영 씨(27·여)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하고 ‘미투 운동’도 지지한다고 했는데, 다 연기였나 싶어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