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사건 1심소송 맡은 현직검사, 고소한 변호사에 녹음파일 등 유출 해당 변호사 수차례 검찰 수사… 고위층 상대로 수사무마 로비 의혹 대형 법조비리로 번질 가능성도
서울고검 감찰부(부장검사 이성희)는 이날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 검사(36)와 춘천지검 최모 검사(46)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전날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된 상태였다.
○ 변호사 요구에 수사자료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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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유출 이후 조 대표는 최 변호사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53억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7년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당시 초임 검사였던 추 검사가 수사 자료를 유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윗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016년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던 최 검사는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을 함께 내사하던 박모 수사관(47·구속 기소)이 유출한 조서를 파기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수사관은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다 자신이 유출한 조서를 발견하자 이를 검사실로 가져와 문서세단기로 파쇄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말 구속됐다.
검찰은 최 검사가 박 수사관을 감싸기 위해 조서를 파기한 것인지, 조서 유출에 관여한 자신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파기한 것인지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 검사는 현재 자료 파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대형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으로 비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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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는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검찰과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일부 수사관들이 수사기록을 최 변호사에게 유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최 변호사와 관련된 진정이 여러 차례 제기되자 대검찰청은 지난해 11월 서울고검에 재수사를 지시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이후에도 최 변호사 관련 사건이 부적절하게 처리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자 검찰은 지난해 말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팀장인 손영배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8기)를 투입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뒤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6일 최 변호사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한 뒤 검사나 수사관 등과의 부당한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 수사해 왔다.
검찰은 이날 영장이 청구된 추 검사와 최 검사의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관 2명을 구속 기소한 뒤 관련 사건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구속 기소된 수사관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중 두 사람의 비위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최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도 검찰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수사 자료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변호사와 부적절하게 관계를 맺고 비리를 저지른 현직 검사와 수사관들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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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준 hungry@donga.com·김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