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더블 이기정-장혜지 6위 마감… 랭킹 12위 최하위지만 2승 올려 강호 中과 연장승부 등 깊은 인상
이들은 “오빠 라인 좋아요!”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라인은 스톤의 주행 코스를 뜻한다. 대회 내내 밝은 모습을 보여준 장혜지와 이기정이었지만 마지막 인터뷰를 위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뒤에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기정은 “다음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는 이런 결과를 얻지 않겠다.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기정과 장혜지는 10일 스위스와의 예선 6차전에서 4-6으로 패해 8개 팀 중 상위 4개 팀이 나서는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11일 열린 캐나다와의 예선 최종전에서도 이들은 3-7로 패했다. 최종 성적은 2승 5패로 6위.
이기정은 경기 도중 눈을 자주 깜빡였다. 이기정은 “안구건조증 때문에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달성하지 못한 메달의 꿈을 남자 컬링 대표로 출전하는 쌍둥이 형 이기복(23)이 이뤄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기정은 “형은 나보다 침착하다. 충분히 잘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로에게 올림픽을 마감하는 인사를 건넬 때 이들의 눈시울은 또다시 붉어졌다. 대회를 앞두고 “우리는 철저히 비즈니스 파트너다”라고 말했던 둘이지만 대회 내내 서로를 격려하는 애틋한 모습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기정은 장혜지에게 “수고했다.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에 장혜지는 “제가 오빠에게는 부족한 사람이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강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