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이번 대회에서는 총 8개 팀이 실력을 겨룬다. 인공지능(AI) 로봇이 기문(깃발)을 인식해 스스로 판단하고 스키를 탄다. 동계올림픽 스키 대회와 대체로 비슷하지만, 로봇의 특성을 감안해 규정과 난이도를 일부 변경했다. 코스 길이는 총 80m. 중간 중간 설치한 두개의 기문 사이를 5번 통과해야 한다. 기문 통과 횟수가 같다면 속도가 빠른 팀이 승리한다.
경기에 출전하는 로봇의 스키 실력은 어떨까. 11일 오후 열린 출발순서 결정전에서 1위를 한 로봇융합연구원(로봇연)의 스키로봇 스키로는 이날 기문 4개를 통과하고 하나를 놓쳤다. 시간은 26.4초. 지난 사흘간 최종 연습과정에서 로봇들의 최고기록은 16.9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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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팀마다 전략이 제각각인 것도 눈여겨볼만했다. 연습과정에서 5개 기문을 모두 통과하는데 가장 많이 성공한 팀은 미니로봇 팀. 키 75㎝의 소형 로봇 ‘태권브이’를 개발했는데, 이 로봇은 두 발을 넓게 벌린 ‘와이드 스탠스’ 형태로 안정감 있게 스키를 탄다. 로봇연의 키 80㎝의 소형로봇 루돌프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한양대 팀이 개발한 로봇 ‘다이애나’는 인간의 스키기술을 충실하게 구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국가대표 스키선수 출신 문정인 코치가 개발에 참여했다. 스키를 몸 아래로 통과시켜 회전을 시작하는 ‘크로스언더’라는 상급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KAIST팀의 로봇 티보 역시 인간 스키동작을 흉내내는 전략을 취했다.
국민대 팀의 스키로봇 RoK-2는 관절구조에 집중해 가장 효율적으로 스키를 탈 수 있게 개발했다. 서울과기대 팀은 스키에 최적화 된 이중뼈대 구조의 ‘루돌프’를 제작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경북대 팀의 로봇 알렉시는 두 다리를 A자 형태로 벌리고 안정적으로 스키를 탔다. 명지대 팀의 로봇 MHSRP는 출발 순서 결정전에서는 최하위였다.
로봇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을 위해 경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정기적으로 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류지호 로봇성장사업단장은 “눈 위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는 스키 기술을 기계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큰 보탬이 된다”며 “매년 국내에서 열거나 외국과 연계해 동계올림픽 때마다 개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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