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76·사진)의 조기 사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남아공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시릴 라마포사 대표(66)는 7일 주마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며칠 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밤 주마 대통령을 만나 권력 이양과 그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며 “토론은 건설적이었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이 같은 진전을 바탕으로 오늘 예정됐던 ANC 전국집행위원회 특별회의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며칠 내로 논의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6일 남아공 의회는 8일로 예정됐던 주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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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숱한 부패 추문과 정경유착 의혹으로 야권은 물론이고 국민의 지탄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와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 2016년 11월과 지난해 8월 의회에서 불신임 표결이 진행됐지만 살아남았다. 주마 대통령은 임기 중 8차례나 퇴진 위기를 넘겼다.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이지만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의 지지세력 마저 주마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ANC는 지난해 12월 주마 대통령을 대표직에서 끌어내리고 라마포사 부통령을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한편 남아공 의회는 22일 주마 대통령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