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대학과 지역이 손잡고 특정 산업을 육성하고, 동반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자체가 지역의 ‘일자리 창출 엔진’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각종 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키는 성장 동력인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스탠퍼드대. 미국 최고의 명문대 중 하나로 꼽히는 스탠퍼드대는 전통적으로 이공계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이런 특성은 이 학교 일대에 ‘실리콘밸리’가 형성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탠퍼드대 교수와 졸업생들이 이 지역에서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을 설립하면서 지역 전체가 경제와 과학기술은 물론이고, 사회·문화적으로도 주목받게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보다는 역사가 짧지만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산학 연구단지인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도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지역 주요 대학의 연구력과 인적 자원을 활용해 구성됐다. RTP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나아가 미 남부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