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중구 반야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는 정현(22·한국체대)의 귀국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현의 의류 후원사인 라코스테가 주최한 이 행사는 그의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만5000명의 관중 앞에서도 당당했던 그였지만 알고 보니 벌레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남자였다.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어릴 때는 안 그랬는데 대학생 이후부턴 바퀴벌레가 나오면 라켓으로 덮어놓고 어머니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며 “모기도 손으로 잡는걸 싫어해 휴지로 싸서 잡는다”고 고백(?)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테니스의 선구자가 된 정현은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가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 나파엘 나달(32·스페인)을 보며 테니스 선수의 꿈을 꾸었듯, 이젠 그를 동경하며 성장해갈 한국의 ‘정현 키즈’들이다.
테니스 동호인들에게 보내는 훈련팁(Tip)도 빼놓지 않았다. 정현의 활약과 함께 테니스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국내 동호인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정현은 “자신의 리듬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온몸에 힘을 뺀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스윙하는)리듬이 경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은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훌륭한 선수 모두는 이런 부담감을 극복하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갔을 것”이라며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