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직접 챙긴 국정과제 野 “복원사업 왜 국토부가 주도하나” 與 “대통령 지시로 나온 법안 아니다”
“역사 복원 사업을 문화재청이 아닌 국토교통부가 왜 주도하나. ‘가야사 특별법’은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다.”(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
“대통령이 지시해서 나온 법안이 아니다. 발굴·복원에서 문화재청이 소관부처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공청회. 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야역사문화권 연구·조사 및 정비와 지역발전에 관한 특별법(가야사 특별법)’을 놓고 양당 의원들이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주 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국토위에서 여당이 특별법을 통과시키려다 한국당 의원들이 일괄 퇴장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공청회에서는 특별법 시행에 따른 ‘문화재 훼손’ 논란이 주로 거론됐다. 국토부의 대단위 국토 개발방식이 문화재 보존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성주 경북대 교수(고고학)는 “가야사 특별법은 보존보다 개발에 치중돼 있다. 문화재청장은 유적에 대한 보존조치를 결정할 권한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미옥 전 국토연구원 문화국토연구센터장은 “가야는 역사기록이 부족해 고고 발굴을 통해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발굴 속도를 천천히 조절하면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화재계는 가야사 복원 사업이 지자체들의 ‘예산 나눠먹기’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가야유적이 있는 지자체들이 정부에 요청한 가야사 복원정비 예산은 약 3조 원에 달한다. 가야사 복원의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지자체 간 과열경쟁과 예산낭비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토위는 드라이비트 공법 비용 지원 등을 포함한 소방안전 관련 법안을 6일 상정할 예정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