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만명 수령… 1인당 412만원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한액 오른 영향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보다 3384억 원 늘어난 5조22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취업촉진수당까지 합한 총 지출액은 5조2390억 원이었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약 127만2000명으로 1인당 약 412만 원을 받아간 셈이다. 전년(127만8000명)보다 수급자는 약 6000명 줄었지만 1인당 지급액은 약 29만 원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 인원이 감소했음에도 총 지급액이 증가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실업급여 하한액(최저임금의 90%)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시급은 2016년 6030원, 지난해 6470원, 올해는 7530원으로 인상됐고 같은 기간 실업급여 1일 하한액도 4만3416원에서 5만4216원으로 인상됐다.
특히 올해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실업급여 지급 기준을 실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인상하고, 현재 최대 8개월인 지급 기간도 최대 9개월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3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실업급여 예산은 지난해보다 15.4% 늘어난 6조1572억 원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내는 고용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실업급여 제도 개편에 따라 연간 2조 원 이상의 재정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로자는 1인당 연간 4만1000원, 사업주는 42만8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다만 올해는 노사 부담을 고려해 고용보험료율을 지난해(1.3%)와 동일하게 정했고, 내년(1.6%)부터 0.3%포인트 인상할 방침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