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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매서워진 한파 왜? “북극 해빙 녹아서”

입력 | 2018-01-27 03:00:00

◇아틱 노트/이유경 외 24인 지음/304쪽·2만 원·지오북




북극해를 탐사 중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지오북 제공

올겨울 시베리아의 날씨보다 매섭다는 강추위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에선 체감온도가 영하 70도까지 떨어지는 등 북반구의 중위도 지역 국가들이 기록적인 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북극해 얼음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대기로 많은 양의 열과 수분이 방출됐다. 이로 인해 추운 공기를 북극에 가둬주는 극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매서운 한파가 중위도를 강타했다.”

북극에서 해빙을 연구한 국내 연구진은 최근 한파의 원인을 지구온난화에서 찾았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대서양에 인접한 시베리아 북부의 ‘카라-바렌츠해’ 해빙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북극. 이곳에서 20여 년간 기후, 생명, 토양, 경제, 법 등을 연구한 전문가 25인이 북극의 현장을 담은 책이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이끌고 북극해 탐사를 나선 이들의 경험담뿐 아니라 각종 학술적 성과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썼다.

책을 통해 본 북극은 과학 연구의 보고다. 동물생태학자의 눈에서 사향소와 북극토끼 등 희귀 동물의 자연 적응 능력이 발견됐고, 토양과학자는 북극해의 퇴적물을 분석해 애초 이곳이 바다가 아닌 담수호였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아름다운 북극 밤하늘의 오로라를 통해 고층대기권의 기후 현상을 분석하는 연구진의 경험담을 읽을 때는 황홀함과 안쓰러움이 교차한다.

북극은 이미 전쟁터다. 미국은 이곳에서 석유 시추를 계획 중이다. 러시아는 야말반도에서 ‘야말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고, 덴마크는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다. 과학, 경제, 외교의 각축장이 된 북극의 현재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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