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마포중앙도서관 아이들 북적 2층엔 놀이터 같은 어린이 자료실… 5층 특기적성실선 다양한 수업 저소득층 어린이들은 무료 수강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중앙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이 공예품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예술, 문학을 비롯한 200개 강의를 개설해 저렴하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마포구 제공
마포중앙도서관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마포구청이 신청사로 옮겨가면서 그 자리에 지어졌다. 지하 2층, 지상 6층(연면적 2만229m²)으로 25개 자치구 129개 구립도서관 중 가장 크다. 다른 보통 구립도서관처럼 2층에는 어린이도서관이 있고, 3, 4층에는 성인이 책을 읽는 자료열람실이 있다.
그러나 이 도서관은 ‘조용히 책을 읽는 곳’만은 아니다. 어린이자료실은 신을 벗고 들어간다. 책상 밑에 들어가 책을 읽어도, 뛰어놀아도 혼내는 직원이 없다. 김현수 군(9)은 “놀이터 대신 이곳에 오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 저 책 꺼내 읽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구는 지난해 12월 강의 200개를 개설했다. 저소득층에게서 먼저 수강 신청을 일주일가량 받았다. 이어 다른 주민의 신청을 받았다. 저소득층 자녀가 우선 배울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정원쿼터제다.
수강료도 강좌별 9만∼20만 원으로 저렴하다.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아이는 전액 무료다. 차상위계층과 1∼3급 장애인은 수강료를 30∼70% 감면받는다. 이날 5층에서 만난 박시훈 군(12) 엄마는 “사설 코딩학원은 월 수업료만 50만 원을 넘어 애를 보내는 건 꿈도 못 꿨다. 즐겁게 배우는 아들을 보니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애가 있어도 상관없다. 발음이 좀 어눌하고 약간 더듬는 박모현 군(9)은 일반 학원에서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박 군의 부모는 초등학교 2,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말놀이, 글놀이, 책놀이’ 수업을 제일 먼저 신청했다. 부모는 “구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 선생님이 아이에게 더 신경써줄 것 같아 신청했다. 아들이 수업하는 날만 되면 ‘도서관 간다’며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현재 학생 538명이 수강하고 있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약 100명. 구 관계자는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이들을 위해 다양한 수업과 혜택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3월 수강 신청은 다음 달 3일부터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