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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가뭄 비상… 대구-경북이 타들어간다

입력 | 2018-01-25 03:00:00

식수 공급 운문댐 22년만에 최저치… 대구시, 제한급수 등 대책마련 고심
경북도, 대책회의 열고 비상 점검… 가뭄 장기화 대비해 절수운동 계획




권영진 대구시장(왼쪽)이 23일 동구 금호강 광역상수도 비상공급시설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겨울 가뭄이 길어지면서 대구 경북 지역이 초비상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찾고 있지만 비가 내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일부와 경북 경산 영천 청도에 식수를 공급하는 운문댐은 저수율이 9.7%로 떨어졌다. 댐이 건설된 지 22년 만에 최저치다. 최근 들어 하루에 저수율이 0.1%씩 하락하고 있다. 저수량이 7.2%까지 낮아지면 식수 공급 지역은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이곳에서 하루 22만여 t을 취수해 수성구와 동구 지역 주민 32만여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대구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시는 운문댐 취수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277억 원을 들여 금호강 상류 영천댐에서 수성구 고산정수장으로 물을 끌어오는 비상급수시설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완공돼 통수가 이뤄지면 하루 12만7000t을 끌어올 수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고산정수장에서 비상급수대책회의를 열었다. 권 시장은 “이상기후로 더 극심한 가뭄 상황이 닥칠 수 있다”며 “비상급수시설을 제때 가동하지 못하면 수돗물 공급 차질뿐 아니라 노후 정수장의 과부하, 수질 악화 가능성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운문댐의 부족한 물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수 구역을 낙동강으로 일부 조정했다. 이 과정에 취수원의 유량과 저수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수질 악화 우려가 나왔다. 금호강 비상급수시설 가동을 늦출 수 없는 배경에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권 시장은 시설 준공에 따른 수계별 대응 체계를 확인하고 정수장별 생산량 분담 현황도 점검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하루 7만2000t의 비상급수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물 부족 지역은 급수차와 소방차로 물을 공급하고, 민방위 비상급수시설과 동네 우물까지 활용할 방침이다. 2, 3월에는 수돗물 아껴 쓰기 시민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경북도는 최근 가뭄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시군의 인력과 장비, 예산 등을 총동원해 용수 공급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정부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도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관련부서 태스크포스(TF)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지역민이 참여하는 절수 운동도 벌인다.

포항시는 29일 물 절약 거리 캠페인을 열어 홍보 전단지와 절수 스티커 6만 부를 배부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TV, 라디오에서 시민 홍보도 예정돼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겨울 가뭄으로 대형 저수지의 물이 2016년보다 20%가량 적다. 기상청이 앞으로 3개월 정도 큰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함에 따라 비상급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오천과 동해, 청림 지역은 수돗물 공급 차질이 예상돼 우물을 파고 있다.

시는 5개 반, 19명으로 구성한 비상급수대책 상황실을 가동 중이다. 상수도 시설물 정비와 생활용수 부족에 따른 제한급수 체제도 점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조만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모든 시민들이 물 절약 실천에 나서야 할 정도로 물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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