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화 ‘올 더 머니’ 재촬영 출연료… 월버그 16억 vs 윌리엄스 106만원 논란 일자 여성단체에 기부… 할리우드 출연료 1∼14위가 남성 샤론스톤 “이런 현실에 눈물난다”…여배우 원톱 영화 흥행 저조탓 “남성 위주 장르부터 바꿔나가야”
최근 미국 할리우드에선 남녀 배우 출연료 불평등으로 또 한 번 시끄러웠다.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올 더 머니’의 남성 배우 마크 월버그는 성 추문에 휩싸인 케빈 스페이시의 하차로 인한 재촬영 출연료로 16억 원을 더 받았다. 하지만 같은 주연이자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오른 여성 배우 미셸 윌리엄스는 110만 원도 채 받지 못했다. 논란이 커지자 월버그는 150만 달러를 윌리엄스 명의로 성추행 여성 지원단체 ‘타임스 업’에 기부했다.
○ 한국도 남성 배우가 최소 +1억 원
국내 영화계는 어떨까. 사정은 엇비슷하다. 작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주연을 맡는 소위 ‘A급’ 남성 배우의 기본 출연료는 평균 7억 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저예산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관객 1인당 10원, 대형 영화의 경우엔 ‘500만 혹은 1000만 관객이 넘으면 순수익의 1%’ 정도를 인센티브로 더 받는 식으로 계약한다.
○ 남성 편향적인 구조 자체를 바꿔야
영화계에선 영화시장의 구조 자체를 임금 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소위 여성 배우가 ‘원톱’을 맡는 영화는 흥행이 어렵다는 불문율 비슷한 게 존재할 정도다. 이렇다 보니 주연급 여성 배우에 대한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이는 자연히 출연료 저하로 이어져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남성 배우들은 일단 ‘티켓파워’가 보장됐다고 여기는 데다 ‘한류스타’가 많아 해외 판권 수출에서도 유리하다고 본다”며 “섭외가 완료되는 순간 투자가 급물살을 타기 때문에 출연료 협상에서도 입김이 세다”고 귀띔했다. 반면 여성 배우들은 국내 대형 영화 대부분이 남성 중심적 작품이라 출연료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드물게 여성 중심의 작품이 나오면 “이런 시나리오가 나온 것 자체가 고맙다”며 흔쾌히 출연을 결정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정인 중앙대 영화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영화는 정치, 범죄액션 등 장르부터 지나치게 남성 위주로 치우쳐 있다”며 “제작 현장은 물론이고 관객들도 영화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변해야만 풀릴 숙제”라고 강조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