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스포츠토토’로 돈을 벌었다는 헛소문을 듣고 그를 납치해 폭행한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오모 씨(31) 등 4명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씨(31)가 스포츠토토에 당첨됐다고 술자리에서 말하는 것을 우연히 듣고는 거액을 뜯어낼 기회로 여겨 김 씨를 납치하기로 모의했다. 오 씨 등은 16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김 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경기 광주시의 한 펜션에 감금했다. 범인들은 야구방망이로 위협하고 때리며 10억 원을 요구했고, 다급해진 김 씨는 여자친구에게 연락해 “얼마라도 돈을 보내 달라”고 했다.
하지만 김 씨의 여자친구는 돈을 보내지 않고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 범행 당일 아파트 주차장에서 김 씨가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우연히 봤던 것을 떠올려 기지를 발휘한 것.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