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사, 번역 작업 들어가… 美선 일주일 만에 140만부 주문
이달 5일 미국에서 출간된 ‘화염과 분노’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전·현직 관계자 200여 명과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백악관에서 일어난 내밀한 사건을 폭로하고 트럼프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이 실려 출간 직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출간 즉시 아마존 도서 부문에서 하드커버 인쇄본, 전자책, 오디오북까지 일제히 베스트셀러 1∼3위에 올랐다. 일주일 만에 인쇄본 주문만 140만 부가 밀려들며 재고가 바닥났다. 저자인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벌어들일 인세만 740만 달러(약 79억18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에서 연일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만큼 국내 대형 출판사 여러 곳이 즉각 관심을 가졌지만 선인세가 높아지며 포기한 곳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큰 이슈가 됐고 국내에서도 파급력이 있을 만한 작품은 선인세가 보통 5만∼10만 달러(약 5350만∼1억700만 원)에서 논의되는데 통상적인 수준보다 액수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관련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연초 이렇다 할 대형 작품이 없던 국내 출판계에 ‘화염과 분노’가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시의성이 높은 책이어서 미국 측에서도 판권을 가급적 빨리 판매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책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결국 시간 싸움인데 트럼프 관련 이슈가 몇 달 뒤까지 유지될지, 국내 독자들이 호감도가 낮은 해외 정치인 관련 구설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지는 불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