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급등락에 ‘투자 엑소더스’ 현상도
비트코인 국내 시세
비틀대는 비트코인 시세에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정부의 규제와 미국 비트코인 선물시장 만기일 등의 여파로 가상통화(가상화폐) 가격이 연일 출렁이면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가격 급등락에 스트레스를 받은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비트코인 히스테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에서 이탈하는 ‘엑소더스’ 조짐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추락에 투자자들 ‘패닉’
이 같은 급락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씨는 “매도가 터지면 일단 팔아야 하는데 대응을 못했다. 연이은 폭락에 어제도 못 잔 사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글이 쏟아졌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부숴버렸다”며 TV, 욕조 등 부서진 집기 사진들도 올라왔다.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가상통화 투자자가 투신했다는 글과 함께 한강다리 중간에 소방차, 경찰차가 서있는 사진이 돌았다.
손실을 만회하려 대출에 나선다는 투자자들의 글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어제 오늘 대출 문의가 평소보다 많았다. 주로 젊은 층이었다”고 말했다.
●시세 급등락에 ‘투자 엑소더스’ 현상도
가상통화 투자를 계획했던 예비 투자자들도 한층 신중해졌다. 큰 폭락을 목격하고 함부로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직장인 김모 씨(33·여)는 “블록체인과 가상통화가 기술적으로 중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수시로 규제에 나서고 그때마다 시세가 너무 크게 출렁여 투자하기가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떨어졌을 때 반등을 노리고 무턱대고 투자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크고, 추가적인 조정도 대비해야 한다”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