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오른쪽 2번째)은 14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보면서 마냥 즐겁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가운데)과 더 이상 축제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즐기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짠했다. 스포츠동아DB
■ 양동근이 올스타전서 마음 짠했던 이유
‘참사 멤버’ 오명부터 인천AG 金 영광까지
10년간 대표팀서 최고·최악의 순간 함께해
김주성도 “동근이가 고생 엄청 했지” 회상
프로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 경기다.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졌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팬과 선수가 한마음이 되어 마음껏 즐긴 자리였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화려하고 재미있는 플레이, KBL이 준비한 이벤트가 어우러지면서 팬들로 하여금 ‘역대급 재미를 선사한 올스타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KBL은 올스타전 1쿼터 작전타임 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주성을 위해 영상을 틀어주고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장면은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양동근은 “올스타전이 (김)주성 형과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김주성 형과는 10년간 대표팀에서 최고, 최악의 순간을 함께 했다. 내가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 몇 년간은 암흑기였다. 온갖 참사를 같이 겪었다. 김주성 형, 나, (양)희종, (김)태술과 함께 ‘참사 멤버’라며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금메달이 확정된 뒤 같이 태극기를 맞잡고 한참동안 코트를 돌았던 기억이 난다”며 대표팀 시절을 떠올렸다.
이 얘기를 들은 김주성은 “양동근이 대표팀의 분위기가 한참 안 좋을 때 막내로 들어오는 바람에 고생을 엄청 많이 했다”며 껄껄 웃었다.
김주성은 올스타전에서 3쿼터에 출전해 김태술(34·삼성)의 패스를 받아 멋지게 앨리웁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4쿼터에도 원핸드 덩크슛을 과감하게 성공시켰다. 양동근은 그 때마다 김주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가장 기뻐했다.
김주성 역시 마음 한 구석이 찡했다. 그는 “(올스타전)작전타임 때 선수들과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울컥했다. 양동근을 비롯해서 후배들과 외국인선수들까지 와서 수고했다며 포옹을 하니까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모두 고맙다”며 후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