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기술 적용 146인치 모듈러 TV 세계 첫 공개
삼성전자는 7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7년 만에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삼성전자는 ‘CES 2018’ 개막에 앞서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 TV를 선보였다.
‘더 월(The Wall)’이란 이름처럼 크기와 형태에 대한 제약 없이 평평한 벽면이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한 미래형 스크린이다.
블록처럼 조립해 이어 붙일 수 있는 모듈러 방식이기 때문에 설치 장소의 크기와 특색에 따라 스크린 사이즈와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이즈에 TV 크기를 맞춰 생산하던 것과 달리 이제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에 맞춰 TV 크기를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면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이 가능해 벽 전체를 영화관처럼 만들 수도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를 앞세워 LG전자가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진영에 맞불 작전을 놓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퀀텀닷’(빛을 받으면 각각 다른 색을 내는 양자(量子·퀀텀)를 나노미터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QLED TV’를 내놨다. 하지만 QLED TV는 OLED와 달리 백라이트를 써야 하는 LCD TV로서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이크로 LED 기술을 추가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QLED와 마이크로 LED를 ‘프리미엄 투트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마이크로 LED TV는 기술적으로 대형화가 어려운 OLED와 달리 대화면으로 제작하기 쉽다는 점에서 ‘8K(7680×4320)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K는 기존 고화질(풀HD·1920×1080)보다 16배, 초고화질(UHD·3840×2160)보다 4배 더 선명한 3300만 화소 화질이다. 업계는 올해가 8K TV 상용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OLED에 비해 광원 수명이나 발광효율, 소비전력 등 내구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한 것도 마이크로 LED 기술의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은 연내 주문 생산 방식으로 판매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반도체 웨이퍼 한 장에 더 많이, 미세하게 마이크로 LED를 그려낼수록 단가는 낮아진다”며 가격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연동되는 2018년형 삼성 스마트 TV도 선보였다. 빅스비가 적용된 스마트 TV는 3월 한국과 미국에서 우선 출시된다.
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