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새 환자 20% 가까이 증가… 스트레스로 면역력 떨어져 발생 치료 미루면 마비 증상 심해지고 눈 감기지 않아 망막 손상 우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7번 뇌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안면비대칭’, 즉 말할 때 마비된 부분의 입이 움직이지 않아 입이 반대쪽으로 돌아가는 증상이 생긴다. 양치를 할 때 물이나 음식이 새어나오기도 하고, 눈이 감기지 않고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된다. 먼지도 쉽게 들어가 눈에 통증도 자주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같은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2011년 3만8373명에서 2016년 4만5912명으로 5년 새 20% 가까이 늘었다. 알레르기, 바이러스, 염증, 혈액순환 장애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마비가 시작되면 1∼2일, 길게는 5일 이상 신경 손상이 진행돼 마비 증상이 심해진다. 환자 중 60%가량은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김병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안면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잘못된 신경기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근전도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 등으로 안면마비를 일으키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과 치료도 필요하다. 눈이 감기지 않아 망막이 손상될 수 있다.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고 눈물이 잘 분비되지 않아 충혈이 되면 우선 안대를 사용한다. 깨끗한 손으로 자주 가볍게 눈을 감게 해 수동적으로나마 망막이 닦이게 한다. 눈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인공눈물을 넣어 주는 것도 좋다. 귀 뒤에서 얼굴 쪽으로 자주 톡톡 때려주면 마비 증세가 덜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안면마비가 오면 혹시 뇌중풍(뇌졸중)이 아닌지 꼭 한 번쯤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뇌중풍은 뇌 자체의 혈류 장애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도 얼굴에 마비가 생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