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운영 첫날… 분통 터뜨린 시민들
2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중앙버스전용차로(BRT)에 새로 생긴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횡단보도 도색 작업이 끝나지 않아 임시로 흰색 실선이 그어져 있다.(위 사진) 마무리가 되지 않은 BRT 정류소와 차도 경계에 임시 러버콘과 통이 서 있다.(아래 왼쪽 사진) 정류소 경계에는 ‘발빠짐 주의’라는 안내표지가 붙었다.(아래 가운데 사진) 폐쇄됐는지 알 수 없게 된 옛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아래 오른쪽 사진)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동대문을 잇는 종로 2.8km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되고 처음 맞는 근무일인 이날 출근길 혼란과 불편은 컸다. 종로를 관통하는 버스 노선 67개 중 5개 간선버스와 7개 광역버스가 노선을 바꿔서 그렇다. 버스가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현상을 막기 위해 시간당 버스 운행을 170대 수준으로 제한한 것도 작용했다. 버스정류장을 옮겼다는 사실이 제대로 시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탓도 컸다. 공사가 완벽하게 마감되지 않아 보행과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이날 경기지역에서 출발해 서울 도심으로 들어서는 광역버스 약 10개 노선은 출근시간 혼잡을 빚었다. 수원과 서울을 오가는 7900번 버스 운전사 안모 씨(55)는 “동료 운전사들 말을 들어보니 평소보다 20분 이상 지체됐다고 한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승객들은 아마도 대부분 지각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산1호터널을 거쳐 종로2가로 좌회전하는 광역버스의 기존 가로변 정류소 위치가 50m가량 옮겨 간 노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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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혼란상에 대해 서울시는 “예년과 달리 일찍 찾아온 혹한과 눈비 탓”으로 돌렸다. 기존 겨울날씨를 고려해 지난해 12월 31일을 개통일로 잡았지만 너무 춥고 눈이 많이 와서 일반 차로 아스팔트 정비와 차선 및 횡단보도 도색을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부족한 점이 있었으나 버스 운전자 교육을 마쳤고 정류소 이전도 이미 고지한 상태라 개통을 연기하면 혼란이 더 컸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길가 정류소는 일반 차량의 흐름을 막지 않기 위해 위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3일과 올해 1월 2일 오전 7∼9시 버스와 승용차 교통기록을 분석한 결과 버스는 평균 시속 13.7km에서 15.2km로 10%가량 빨라지고 승용차는 평균 시속 26.9km에서 21.8km로 늦어져 정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따르면 3일부터 일반 차량용 도로 도색작업을 시작한다. 출퇴근 시간대를 벗어난 때에 일부 구간을 통제하는 만큼 정체가 예상된다. 김영수 토목부장은 “7일까지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노지현 isityou@donga.com·권기범·윤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