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근무일인 어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신년사의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인공지능·자율주행·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미래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해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잘하던 것은 훨씬 더 잘하고, 안 하던 것은 새롭게 잘하자’는 ‘딥 체인지(Deep Change) 2.0’을 화두로 내세우며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자고 했고, 구본준 LG 부회장은 올해 연구개발(R&D)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제조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에도 재계가 위기를 부르짖으며 선제적 변화를 강조한 것은 지금 우리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글로벌 금리 인상과 고유가, 원화 강세의 ‘3고(高)’가 기정사실화된 데다 미국 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최저임금과 법인세율 인상 등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장벽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지난해 3.2% 성장, 613조 원 수출 실적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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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드는 혁신기업 육성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혁신기업은 창업의 질을 높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신년기획으로 ‘3만 혁신기업이 3만 달러 한국 이끈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숨 가쁘게 진행되는 기술 혁신기업 창업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역할을 조명해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과연 우리 정부는 혁신기업을 키우고 기를 불어넣어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가. 3만 달러 도약대 앞에 선 지금, 재계의 신년사 의미를 곰곰이 되짚어봐야 한다.